피고(수익자) 관점 사례 분석 — 파산관재인으로서 이 사건을 직접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피고 측이 어떤 방어를 했고, 어떤 점이 효과적이었는지를 분석합니다.
사건의 배경 — 피고는 어떤 상황이었나
피고 B씨는 채무자 A씨의 남편 C씨의 매제(C씨의 여동생 E씨의 남편)로, 2010년경부터 A씨·C씨 부부에게 금원을 대여해온 친인척입니다. C씨가 남동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하면서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B씨에게 돈을 빌렸고, B씨는 자신의 사업(섬유업체 운영) 수입에서 수차례에 걸쳐 금원을 대여해주었습니다.
2010년 6월, C씨가 독립 공장을 마련하기 위해 큰 금액이 필요하다고 하자, B씨는 담보를 요구했고, A씨 소유의 인천시 소재 아파트에 채권최고액 약 1억5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받았습니다. 이후 B씨는 총 약 1억4,856만 원을 대여했습니다.
그런데 2019년 A씨의 파산선고 후, 파산관재인 장정언 변호사로부터 "경매배당금 약 1억4,594만 원 전액을 돌려달라"는 부인의 소를 제기당했습니다. 관재인은 근저당권 설정행위가 무효이거나 고의부인에 해당한다며 배당금 전액 반환을 청구한 것입니다.
피고가 처한 상황
• 청구금액: 약 1억4,594만 원 + 지연손해금(연 12%)
• 부인 유형: 고의부인 — 담보제공행위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
• 불리한 점: 친인척 관계(매제) → 수익자 악의 추정, 지불각서 기재 내용과 실제 대여 내역 불일치, A씨의 유일한 부동산에 대한 담보 설정 → 사해행위 외관이 뚜렷
피고 측 방어 전략 — 무엇이 효과적이었나
핵심 방어 논리 1: "실제로 돈을 빌려주었고,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존재한다"
B씨 측은 근저당권이 허위가 아니라 실제 금원 대여에 기반한 유효한 담보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불각서의 기재 내용(2010. 6. 7. 약 1억5천만 원 일시 차용)과 실제 대여 경위(수차례 분할 대여)가 다른 이유는, 법무사가 근저당권 설정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작성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씨는 계좌이체 내역을 증거로 제출하여, 2004년부터 2011년까지 A씨·C씨 부부에게 지속적으로 금원을 대여한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근저당권 설정 전후로 약 1억470만 원의 입금 사실이 계좌 내역으로 확인되었고, 2011년에도 약 5,993만 원을 추가로 대여하여 총 피담보채무가 약 1억4,856만 원에 달했습니다.
피고가 제출한 핵심 증거
핵심 방어 논리 2: "채무자도 피고도 다른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 선의"
B씨 측은 A씨가 연대보증채무의 현실화를 알았다면 ①주채무자 D씨에게 먼저 조치를 취했을 것이고, ②B씨에게 담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해를 막는 행동을 우선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B씨 자신도 선의였다는 증거로, 근저당권 설정(2010. 6. 30.) 이후에도 2010. 7. 1. 약 2,000만 원, 2010. 7. 8. 약 3,000만 원, 2011. 5. 19. 약 5,993만 원을 추가로 대여한 사실을 들었습니다. "사정을 알았다면 이미 담보로 회수 가능한 금액 이상의 돈을 빌려줬는데 추가로 빌려줄 이유가 없었다"는 논리입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D씨(주류도매업체 운영자)도 "폐업을 예견하지 못했고, A씨에게 구체적인 어려움을 알리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방어의 효과
피고의 방어는 부분적으로 효과적이었습니다.
법원은 화해권고결정에서 B씨의 A씨에 대한 채권 존재를 인정했습니다(결정사항 제1항). 이는 근저당권이 완전한 허위가 아니라 실제 금원 대여에 기반한 것임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러나 부인권 행사 자체는 인용되었습니다(결정사항 제2항). 채권이 존재하더라도, 채무자가 다른 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면서 친인척에게 담보를 제공한 행위는 부인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B씨는 배당금 약 1억4,594만 원 전액을 반환해야 했습니다. 다만, 이자 청구가 포기되고 채권 존재가 확인되어 파산채권자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소송 경과
사건 개요
채무자 A씨는 남편 C씨의 친구 D씨가 운영하던 주류도매업체의 서울보증보험 이행보증보험계약(보험가입금액 약 5천만 원)에 연대보증을 섰습니다. 2010년경 주류도매업체의 경영이 악화되자, A씨는 2010. 6. 30. 자신의 유일한 부동산인 인천시 소재 아파트에 매제인 피고 B씨 명의로 채권최고액 약 1억5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1.
a.
C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 경제적 사정이 악화되었고, 2018. 1. 3. B씨가 임의경매를 신청했습니다. 2018. 10. 12. B씨는 2순위 근저당권자로 약 1억4,594만 원을 배당받았고, 같은 달 26일 A씨는 파산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2019. 3. 28. 파산선고 후 장정언 변호사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어 부인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파산관재인은 ①지불각서 기재 내용과 실제 대여 내역의 불일치를 근거로 근저당권 무효를 주장하고, ②설령 유효하더라도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 고의부인에 해당한다며 배당금 전액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근저당권 피담보채권의 존부
•
원고(관재인) 주장: 지불각서에 "2010. 6. 7. 약 1억5천만 원 차용"이라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 해당일에 그 금액을 대여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담보채권 부존재 → 근저당권 무효 → 배당금은 부당이득
•
피고 주장: 2004년부터의 계좌이체 내역으로 실제 금원 대여 사실을 입증. 지불각서와 실제 내역이 다른 것은 법무사의 관행적 처리 때문이며, 근저당권은 계속적 거래관계에서 생기는 불특정 다수의 채권을 담보하는 것이므로 유효
2. 채무자의 사해의사 및 수익자의 악의 여부
•
원고(관재인) 주장: ①D씨의 주류도매업체가 2010. 6.말경 이미 실질적으로 영업을 중단한 점, ②연대보증인인 D씨의 부친 G씨도 같은 시기에 재산을 제3자에게 이전한 점(하이트진로의 채권회수 대비), ③A씨와 B씨의 친인척 관계, ④A씨의 유일한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일반채권자의 강제집행 가치를 소멸시킨 점
•
피고 주장: ①D씨가 폐업을 예견하지 못했다는 증인 증언, ②근저당권 설정 후에도 추가 대여한 사실(선의의 증거), ③A씨가 연대보증채무 현실화를 알았다면 먼저 주채무자에 대한 조치를 취했을 것
3. 친인척 간 담보제공의 부인대상행위 해당 여부
•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 고의부인의 경우,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며 선의의 입증책임은 수익자에게 있음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6637판결)
•
B씨에게 실제 채권이 있더라도 파산절차 내에서 다른 채권자와 동등하게 배당받아야 한다는 것이 관재인의 입장
일자 | 내용 |
2019. 10. 4. | 소 제기 (청구금액 약 1억4,594만 원 + 지연손해금 연 12%) |
2019. 11. 20. | 피고 답변서 제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찬) |
2020. 1. 21. | 피고 준비서면 — 실제 금원 대여 사실 및 계좌이체 내역 제출, 선의 주장 |
2020. 1. 22. | 제1회 변론기일 |
2020. 3. 27. | 원고 준비서면 — 선순위 근저당권 현황 정리, 사해의사 주장 보강 |
2020. 5. 20. | 제2회 변론기일 (금융거래정보회신서 도착) |
2020. 6. 22. | 피고 준비서면 — 금원 대여 경위 상세 설명(공장 마련 자금), 선의 주장 보강 |
2020. 6. 24. | 제3회 변론기일 |
2020. 8. 12. | 제4회 변론기일 — 증인 D씨(주류도매업체 대표) 신문 |
2020. 9. 18. | 원고 준비서면 — 증인 증언 분석, 정황증거 보강(연대보증인 부친 재산 이전 등) |
2020. 11. 20. | 피고 준비서면 — 석명준비명령 답변, 파산신청 경위 소명, 추가 증거 제출 |
2020. 11. 25. | 제6회 변론기일 — 변론종결 |
2020. 12. 9. | 화해권고결정 |
결과 및 의미
화해권고결정 (2020. 12. 9.)
부인권 행사 인용 — 배당금 전액 반환
법원은 당사자의 이익과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제1항: 원고(관재인)는 A씨·C씨 작성의 2010. 6. 7.자 지불각서에 기한 피고 B씨의 A씨에 대한 채권이 존재함을 확인한다.
제2항: 피고 B씨는 원고의 부인권 행사에 따라 인천지방법원 2018타경62 부동산임의경매사건에서 근저당권자로서 수령한 배당금 145,935,870원을 2020. 12. 31.까지 원고에게 지급한다.
제3항: 원고는 나머지 청구(이자)를 포기한다.
제4항: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
채권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부인권 행사에 따른 배당금 전액 반환 명령
•
이자 청구 포기 → 피고 입장에서 일정 부분 양보를 얻어냄
•
이의 없이 확정되어 재판상 화해(확정판결)와 동일한 효력 발생
실무적 의의
1.
채권 존재가 인정되더라도 부인권 행사는 가능하다: 법원은 B씨의 A씨에 대한 대여금 채권의 존재를 명시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부인권 행사에 따른 배당금 전액 반환을 명했습니다. 친인척 간 담보제공이 실제 채권에 기반하더라도 사해행위로서 부인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
화해권고결정을 통한 신속한 해결: 변론종결 후 2주 만에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져, 양측 모두 이의 없이 분쟁을 종결했습니다. 피고 입장에서는 이자 면제와 채권 존재 확인을, 원고 입장에서는 배당금 전액 환수를 달성했습니다.
3.
파산채권자 지위의 확보: 채권 존재가 확인됨에 따라, B씨는 파산절차 내에서 파산채권자로서 배당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결과 — 배당금 약 1억4,594만 원 전액 반환
최종 결과: 배당금 145,935,870원 전액 반환 (이자 청구 포기로 확정)
• 부인권 행사 인용 → 배당금 전액 반환
• 이자 청구 포기 (원고 양보) — 피고는 지연손해금 부담 면제
• 피고의 채권 존재 확인 → 파산채권자 지위 확보 가능
• 소송비용 각자 부담
• 소 제기부터 최종 종결까지 약 1년 2개월 (2019. 10. ~ 2020. 12.)
관재인의 시선 — 이 사건에서 배울 점
관재인으로서 이 사건을 직접 수행한 경험에서 드리는 조언
첫째, 지불각서의 기재 내용과 실제 대여 내역이 다르다는 점을 적극 공격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지불각서에 "2010. 6. 7. 약 1억5천만 원 차용"이라고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수차례에 걸쳐 분할 대여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불일치는 피담보채권의 존부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공격 포인트입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보듯이 피고가 계좌이체 내역 등으로 실제 대여 사실을 입증하면 법원이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무효 주장과 고의부인 주장을 병행해야 합니다.
둘째, 객관적 정황증거의 축적이 승소의 핵심입니다. 증인 D씨는 "A씨에게 어려움을 알리지 않았다"고 증언했지만, 관재인은 ①같은 시기 연대보증인인 D씨 부친의 재산 이전(하이트진로의 채권회수 대비), ②주류도매업체의 거래내역서상 매출 급감, ③D씨 자신의 증언에서 드러난 경영 악화 정황 등 객관적 증거를 축적하여 사해의사를 입증했습니다. 증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황증거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셋째, 친인척 간 담보제공은 부인 가능성이 높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 고의부인의 경우,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피고가 선의를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피고가 채무자의 매제인 이 사건처럼 가까운 친인척 관계에서는 선의 추정의 복멸이 매우 어렵습니다. 피고가 근저당권 설정 후에도 추가로 대여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선의를 입증하기에 부족했습니다.
넷째, 화해권고결정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관재인은 이자 청구를 포기하는 대신 배당금 전액의 신속한 회수를 달성했습니다. 장기간의 항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집행 지연과 비용을 고려하면, 화해권고결정을 통한 조기 종결이 파산재단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시라면
파산관재인으로부터 담보제공 부인 소장을 받으셨나요?
친인척에게 돈을 빌려주고 담보를 받았는데 파산관재인이 그 담보 설정을 부인하며 배당금 반환을 청구하는 상황은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채권이 존재한다면 적절한 방어를 통해 채권 존재를 확인받고, 파산채권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보람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장정언